[배달잇슈] 로미오와줄리엣이 55년만에 미투 나선 이유

2023-01-05 8

[배달잇슈] 로미오와줄리엣이 55년만에 미투 나선 이유

이루어질 수 없는 사랑, 로맨스 명작하면 이 작품부터 떠오릅니다.

셰익스피어의 희곡, '로미오와줄리엣'을 빼놓을 수 없죠.

두 집안갈등으로 사랑을 할 수 없는 로미오 그리고 줄리엣.

1996년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가 열연한 영화로도 알려졌지만,

그보다 앞서 1968년에 개봉한 로미오와줄리엣을 기억하시는분들이 더 많을 겁니다.
전세계 40여개국에서 개봉해 흥행했고 주요 영화상을 휩쓸었는데요.

영화를 보지 않았더라도 줄리엣 역할을 맡은 올리비아핫세의 청순한 이미지가 강렬하게 남아있죠.

이 여자주인공과 로미오역을 맡은 레오나드 위팅이 촬영 당시 '아동 성학대'를 당했다며 영화사를 고소했는데요.

로미오와줄리엣에 나오는 베드신이 배우들 모르게 나체로 촬영됐다는 겁니다.

당시 핫세의 나이는 15세, 위팅은 16세.

원래는 베드신 촬영을 앞두고 피부색깔의 속옷을 입고 촬영하기로 했는데,,,

실제 촬영에 들어가자 다 벗고 촬영해야 했고요.

카메라 위치 조정도 없이 배우들의 엉덩이와 가슴이 그대로 노출됐습니다.

이 두 배우가 제출한 소장에는
"당시 감독은 '나체로 촬영하지 않으면 영화가 실패하고 배우들의 커리어도 망가진다'고 했다"고 돼있습니다.

나이 어린 미성년 배우가 감당하기엔 사실상 협박 수준인 셈이죠.

배우들은 이 때문에 수십년간 정신적 고통을 겪었다며 5억달러, 우리돈으로 약 6,400억원을 배상하라고 요구했는데요.

이렇게 배우들이 미성년자때 노출장면을 찍고 논란이 된 건 이번 일만이 아니죠.

1992년 프랑스 영화 '연인'에서 여주인공 제인마치가 미성년자였는데 노출장면을 찍었고요.

2000년 임권택 감독의 영화 춘향뎐, 1986년 영화 길소뜸 등에서도 미성년자 노출장면이 논란이 됐죠.

그렇다면 왜 이 로미오와줄리엣 배우들이 이제와서 소송을 냈냐.

그것도 무려 55년만에 말이죠.

캘리포니아주 법원이 2020년에 관련법을 고쳤는데요.

3년간 한시적으로 어린시절에 겪은 성범죄에 대해 소송할 수 있도록 한 겁니다.

이 공소시효는 지난해 12월30일까지.

이 때문에 이 3년동안 아동성범죄 소송이 잇따랐는데요.

그동안 신고하고 싶어도 공소시효 때문에 할 수가 없었는데, 법 개정으로 길이 생긴 겁니다.

미성년자땐 성적 학대를 당했는지조차 판단하는 게 어려울 수 있죠.

또 학대를 인지했더라도 경제적으로나 정서적으로나 맞설 힘이 부족해 소송까지 가는 경우가 드문데요.

이 때문에 미국에선 지난해 연방법을 바꿨습니다.

원래는 성범죄 피해자가 성년이 될 때까지만 공소시효를 중단했는데요.

이 공소시효를 아예 없앤 겁니다.

언제든지 고소, 신고를 할 수 있단 뜻입니다.

이번 캘리포니아주가 한시적으로나마 공소시효를 없앤 것도 이런 흐름에 맞춘 건데요.

보통 이 연방법을 주법이 따라가는 만큼 점차적으로 모든 주가 공소시효를 폐지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우리나라의 경우엔 어떨까요?

성폭력범죄특례법에 따라, 성범죄 피해자가 성년이 될 때까지 공소시효를 중단하고 있습니다.

만 13세 미만이나 장애인 피해자에 한해 공소시효를 없앴는데요.

청각장애인학교 교직원들의 성폭행 사건이죠.

이른바 '도가니 사건'이 영화를 통해 대중에게 널리 알려지고나서야 관련법이 개정된 것입니다.

공소시효는 시간이 지나면서 증거가 불명확하기 때문에 시행돼왔죠.

그런데, 점점 과학수사법이 발달하고 있는 만큼 중범죄에 대한 처벌 요구가 높아지고 있습니다.

특히 13세 미만으로 제한을 둘 게 아니라, 미성년자 전체 성범죄에 대해 공소시효를 폐지해야한다는 목소리가 높습니다.

#미투 #아동성폭력 #로미오와줄리엣 #올리비아핫세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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